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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N 기사] (집중조명) “방염 확대 필요하지만… 제도부터 재정립해야”

작성자
kfipa
작성일
2021-03-25 14:30
조회
38

[집중조명] “방염 확대 필요하지만… 제도부터 재정립해야”

오영환 의원, 방염 필요성 관련 전문가 간담회
“우리나라 방염 제도 대상물ㆍ품목 정비해야”
“방염필름 현실과 달라, 연기밀도 시험도 문제”
고정 가구ㆍ아파트 방염대상 확대 쟁점 부상
아파트 확대 놓고 실효성ㆍ사후관리 우려도…

▲ 지난 12일 한국소방안전원에서 열린 ‘화재초기 피난시간 확보 방안 마련 등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소방방재신문


[FPN 박준호 기자] = 화재 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피난 시간 확보 대책으로 현행 방염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국소방안전원에서 ‘화재초기 피난시간 확보 방안 마련 등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재난재해대책특별위원회가 주최하고 오영환 의원(경기 의정부갑)이 주관한 이번 간담회에는 소방 분야 전문가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함승희 서울시립대학교 교수와 현성호 경민대학교 교수는 각각 ‘방염의 개념과 문제의식’, ‘방염의 필요성과 현재’라는 주제로 현행 방염제도의 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토론자로 참여한 ▲이성은 호서대학교 교수 ▲박재성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 ▲주재성 한국방염협의회장 ▲김종남 한샘넥서스 팀장 ▲최영 소방방재신문사 기자 ▲이오성 LH 전문위원 ▲강지연 서울주택도시공사 수석연구원 ▲김문하 소방청 소방분석제도과 계장 등은 제도 정비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내면서도 몇 가지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착화 방지하기 위한 방염, 제도 모순점 바로잡아야”

▲ (왼쪽부터)함승희 서울시립대학교 교수와 현성호 경민대학교 교수  © 소방방재신문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함승희 교수는 “방염은 최초 불이 붙지 않게 하는 유일한 대책”이라며 방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방염은 착화하기 어렵게 만들어 실제 화재로 이어지지 않고 끝내자는 목적”이라며 “화재의 시작 자체를 방지하는 게 바로 방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방염처리 대상에서 제외된 아파트 등 주택에도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 교수는 “현행법에 따르면 11층 이상의 오피스텔은 방염대상이지만 아파트는 아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아파트엔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있는데 방염을 해야 하느냐는 의견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착화를 지연해주는 방염과 화재의 최성기 도달을 늦춰주는 소화시설은 독립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역시 방염대상이 아니다”며 “소방시설이 없는 곳일수록 방염을 더 신경 써야 하는 게 아닌가. 화재 발생 저감을 위해 아파트를 포함한 모든 주거 용도에 방염이 포함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염대상물품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함 교수는 “법을 봤더니 실내장식물과 가구류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고정식 가구를 방염대상에 포함하는 등 대상 품목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법령엔 방염의 개념조차 없다. 몇몇 소방본부는 가구류에도 방염 처리하라고 지침을 내리는 반면 다른 본부는 현장 소방관이 실내장식물만 확인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법을 집행하려면 임의로 해석되는 일 없이 명확한 기준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피 규제자에게 방염의 효과성을 어떻게 명확하게 인식시킬 것인가. 규제로 만들어졌을 때 확실하게 집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견도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현성호 교수도 모든 주거용 건축물로 방염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교수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됐다는 이유로 1994년 아파트만 방염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주거용 건축물은 화재 시 인명피해가 큰 만큼 아파트를 포함해 모든 주거용 건축물이 방염대상에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현행 방염 성능시험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 필요성을 제시했다. 현성호 교수는 “형식승인 받은 방염필름을 부착한 제품에 대해선 현재 별도의 성능 테스트를 하고 있지 않다”며 “방염필름 자체는 성능이 나오지만 부착했을 때 제품 성능이 미달되는 경우가 있어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염물품에 고정식 가구를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현 교수는 “가구류의 다양성에 따른 성능확보 검사가 곤란하다는 이유로 방염처리가 필요함에도 제외하는 건 합리적이지 못하다”며 “고정식 가구는 인허가 전에 설치되기 때문에 소방의 검사가 즉시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염물품에 한해서는 연기밀도 시험검사를 생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 교수는 “소방청 고시에 따라 방염 처리물품은 연기밀도 시험을 하도록 했지만 이는 연소가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실시하는 것”이라며 “연소 차단을 기대하는 방염물품의 연기 시험검사 적정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염, 화재 시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 할 것”

▲ (왼쪽부터)이성은 호서대학교 교수, 박재성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  © 소방방재신문


이어진 토론에서 이성은 호서대학교 교수는 “난연까지는 아니더라도 방염은 반드시 확대되는 게 맞다”면서 실제 실험을 통해 도출된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같은 브랜드 중 방염처리한 제품과 비 방염제품에 대해 화재 실험을 진행한 결과 방염제품의 연소 확대가 확실히 줄었다”며 “큰 화재 시엔 방염처리를 했더라도 불에 잘 타지만 초기에 피난 시간을 벌어주는 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방시설이 있더라도 고층일수록 피난하기 어렵기에 방염대상을 아파트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 화재 안전 규제의 출발부터가 잘못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 교수는 “건축물 규모에 따라 어떤 시설을 설치하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에 층수가 낮거나 바닥면적이 작은 곳은 규제가 완화된다”며 “그러나 최근 10년간 화재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는 주거시설에서 발생했고 그중에서도 소방대상물에 해당하지 않는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에서 사고가 많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규모가 큰 건물이 위험한 건 사실이지만 규모가 작다고 화재 위험 역시 낮은 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방염이 화재 예방의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비용 대비 화재 초기 피난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방염이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염제도 정비 필요성 크지만 우려점도 있어” 

▲ (왼쪽부터)최영 소방방재신문 기자, 이오성 LH 전문위원, 강지연 서울주택도시공사 수석연구원  © 소방방재신문


이날 간담회에서 일부 패널들은 방염제도 정비 필요성엔 동의하면서도 아파트를 방염대상에 포함하는 것에 대해선 몇 가지 우려를 나타냈다.


최영 소방방재신문사 기자는 “화재 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염제도가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혼돈과 논란을 겪고 있는 걸 볼 때 제도의 정비 필요성은 충분해 보인다”면서도 “아파트 방염 대상 확대 시 세대 내에서 얼마나 큰 효과를 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침대 매트리스를 방염 처리했더라도 그 위에 이불 등 가연물이 존재한다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처럼 다양한 가연물이 존재하는 주거시설 특성상 방염이 실질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또 방염제도 확대 시 유지관리의 현실적인 문제점도 우려했다. 최 기자는 “현재 세대 내 화재 감지기조차 원활한 점검이 안 되고 있는데 과연 방염제도가 아파트로 확대됐을 때 향후 누가 제대로 유지ㆍ관리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이오성 LH 전문위원도 방염 효과의 한계성을 우려했다. 이 전문위원은 “간담회 오기 전에 붙박이장을 열어봤는데 가연성 물질이 잔뜩 들어 있었다”며 “가구 몇 개만 방염 처리한다고 해서 화재 피해를 줄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설계단계에 가구류를 방염 처리했다고 해도 입주 후 인테리어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명피해 예방 측면에서 방염은 굉장히 중요하지만 혼란이 나타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강지연 서울주택도시공사 수석연구원은 “아파트는 물론이고 법에서 관리하지 않는 조그마한 주택이 재난에 더 취약한 게 사실”이라며 “이곳은 소방차의 접근도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방염제도가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강 연구원은 “입주자들이 세대 내에 어떤 걸 설치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규제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아파트를 방염 대상 법령에 포함하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실질적으로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먼저 국민의 공감이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험방법 개선 요구도… “명확한 규정 필요”

▲ (왼쪽부터)주재성 한국방염협의회장, 김종남 한샘넥서스 팀장, 김문하 소방청 소방분석제도과 계장  © 소방방재신문


주재성 한국방염협의회장은 현성호 교수가 주장한 방염필름 성능시험과 관련해 같은 의견을 내비치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주 회장은 “실제 실험을 해본 결과 합판에 부착한 PVC 방염인테리어필름은 200℃가 넘어가면서 부분 탈착되거나 탄화됐다”며 “방염필름을 부착한 채로 테스트를 받아야 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합판에 부착한 채로 방염성능검사 후 현장에 사용해야 한다는 게 주 회장 주장이다.


김종남 한샘넥서스 팀장은 “아파트까지 방염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면서도 “방염의 성능 테스트와 관련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친환경시험과 같은 부분도 해결돼야 방염에 대한 인식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방염과 관련해 명확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 팀장은 “오피스텔은 대부분 방염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100% 이뤄지고 있진 않다”며 “현재 방염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게 돼 있다. 이 부분을 명확하게 법제화시켜서 제품을 납품하거나 설치하는 곳에서 혼란이 안 생기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문하 소방청 계장은 “올해는 꼭 방염제도를 검토해보자는 의견이 모여 소방시설법령 제도개선 TF팀을 꾸린 상황이다”며 “간담회에서 제기된 사항을 종합적으로 담아 전문가 회의를 거쳐 제도 개선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